2살이 되어가는 교회

안상현
April 13, 2015 09:00 PM PST

2013년에 교회를 개척하였는데 벌써 2년이 되어 갑니다. 그때는 정말 몇사람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전교인을 머릿속에 떠올리려면 한참을 생각해야 할 만큼 숫자가 많아(?)졌습니다. 처음부터 하나의 씨앗 교회는 가족같은 공동체,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추구하였습니다. 늘 목사는 착각을 하지만 그렇게 가고 있다고 믿고 싶고 착각하고 싶은 것이 저의 현재의 바램입니다.

목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교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습니다. 서로가 친밀한 공동체를 위해 나름들의 노력을 하는 것이 제가 듣고 보고있는 교우들의 모습이라 마음이 참 좋습니다. 그렇게 쭈~~욱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습니다.

그런데 목사이다보니 욕심도 생깁니다. ‘여기서 멈추면 안되는데, 우리끼리 좋으면 안되는데’하는 마음말입니다. 교우들이 기도하고 나누는 가운데 몇가지 기운들(?)이 감지가 됩니다. 어떻게 성령께서 2살을 맞이하는 우리 교회를 인도해 가실지가 기대가 됩니다. 얼마전에 ‘슬로처치’(Slow church)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 인상적인 대목이 있더군요.

어떤 신학이든지 환대의 대상을 확장해가는 것을 거리끼는 신학이라면 그 신학은 온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화해를 깊이 고려하지 못한 신학임이 분명하다 (슬로처치, 169)

교회이건, 신학이건 환대의 대상, 사랑의 대상, 가족의 대상을 넓혀나가는 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믿습니다. 교회의 규모와 상관없이 그렇게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화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교회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교회는 존재 가치가 있고도 남습니다. 그 책에서 이런 교회가 되기 위해 우리가 마음에 다짐할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구드 테루아르’라고 하는, 굳이 번역하자면 그 지역의 향미/풍미입니다. 다들 아시는대로 모든 것이 프랜차이즈화되어 있는 세상에서 오직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부터 유래된 말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베이지역이 그 구드 테루아르의 좋은 예가 되겠지요.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아도 향취가 살아있는 그런 교회가 되면 됩니다. 작은데 특징도, 맛도 없다면 그건 낭패이지요. 저는 우리 교회만이 갖는 풍미를 자신있게 나눌 있는 교회로 자리잡아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바로 ‘정주’(stability)의 정신입니다.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각오이고 다짐입니다. 지역에 스며들어있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우리 교회처럼 건물도 없는, 자그만한 소수민족으로서의 이민교회가 어떤 정주의 모습을 가질지는, 어떻게 커뮤니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드러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오래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말장난같지만 정주해야 ‘질주’도 하고 ‘완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2살되어 가는 교회에 너무 큰 것을 기대하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