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 보고 싶은것 - Moraga Steps 에서 깨달은 것들

안상현
June 01, 2014 01:00 PM PST

Moraga steps 라는 것은 샌프란시스코 안내나 관광책자들 가운데 어디서도 본 일이 없다. 그곳은 주택가에 자리잡은 계단이고 그 계단이 타일로 장식되어 있는 곳이다. 이 곳을 알게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앤 라모트라는 기독교 작가의 책을 읽던 중 암에 걸려서 투병중인 친구에게 아름다운 석양을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친구와 함께 이 moraga steps을 찾아갔고 그 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는 찬사를 읽자 그 곳이 가고 싶어졌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골든게이트 공원근처이다. 월요일이면 여건이 될때마다 샌프란시스코를 아내와 조금씩, 그러나 구석구석 찾아다니고 있다. 어느 월요일은 골든게이트 공원안의 뮤지엄이 입장료가 공짜인 날이 있어서 그곳을 가는 길에 moraga steps를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날씨는 우중충했고 일기예보는 오후에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step closeup

차를 세우니 moraga steps앞에는 흐린 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다. 163개의 계단을 아름답게 꾸며보자는 예술가 두 사람과 지역 주민 300여명의 도움의 손길, 또 220여명이 이 moraga steps를 장식한 각종 동물, 물고기, 꽃들의 타일 조각 하나하나에 자신, 가족, 친구들의 이름을 새겨 넣으며 동참했다. 2003년에 시작하여 2005년에 프로젝트가 끝났고 지금도 계단과 주변의 조경을 관리하는 일에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로 동참하고 있단다.

step wide

아름다운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 서니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멋들어진다. 각양각색의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고 오른쪽으로는 골든게이트 공원과 그 너머로 금문교의 꼭대기가 삐죽 머리를 내밀고 있고 앞으로는 태평양이 바라 보인다. 정말이지 해질 무렵에 온다면 어떤 광경일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steps

다음에 온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이 광경을 보고 감동할 사람들, 이런 것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 풍광을 보고 아름다움에 새롭게 눈뜰 사람들과 오고 싶다.

교회는, 아니 하나님의 나라는 함께 만들고 함께 바라보고 누리는 것이다. Moraga steps의 타일 한 조각, 한 조각의 아름다움이 모두의 섬김으로 이렇게 큰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 그리고 그 타일 조각들이 한 계단씩 올라 마지막 계단을 밟고 섰을 때 기대하지 못했던 또다른 아름다움에 말문이 막히는 감동을 함께 누리고 싶다.

Moraga steps나 하나의 씨앗 교회에서 내가 미래형으로 경험하고 보고 싶은 것들이다.